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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황장애에 대한 실제 경험담이 인터넷에 그리 많지는 않은 것 같아 혹여나 도움 되실 분이 계신다면 좋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경험담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지극히 개인적이고 저의 주관적인 글입니다.

 

목차

1. 나는 폐소공포증이 있습니다

2. 나의 공황장애 경험담

3. 나의 공황장애 원인(계기)

4. 극복 마인드

 

공황장애
죽을 것 같지만 죽지 않는다는 믿음!

 

 

나는 폐소공포증이 있습니다

저는 공황장애 중에서 폐소공포증이 있습니다. 20년 정도 되었고 별도로 약을 먹지는 않고 있습니다.

 

항상 증상이 있는 것은 아니고 몇 가지의 상황에서만 증상이 있었고 그 상황을 회피하는 방향으로 지냈던 것 같습니다. 현재는 공포감의 증상을 느끼는 정도가 많이 줄어든 상태입니다.

 

어떤 마인드로 접근하면서 이 정도로 나아졌는지 글 하단에서 알려드리겠습니다. 비행기 공포증 극복 방법에 대해서는 아래 글을 참고해 주세요.

 

 

 

 

나의 공황장애 경험담

이런 장소에서 이런 증상이 있었습니다

◆ 비행기 안에서 덜덜덜 떨었던 이야기입니다.

 

◆ 터널에서 차가 막혔을 때

 

가족과 자동차로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습니다. 뒷좌석 카시트에는 돌쟁이 아기가 칭얼대며 울고 있었고 남편과 아이 문제로 다투게 되었습니다. 자동차가 터널로 진입했습니다.

 

제법 긴 터널이고 차가 막혀서 천천히 서행 중이었습니다. 남편과 마음이 맞지 않다는 무거운 생각에 터널의 답답함이 같이 느껴지면서 숨이 막혀오는 듯하고 너무 갑갑했습니다. 과호흡이 일어나고 마음을 어찌할 줄을 몰랐습니다.

 

우는 아이를 카시트에서 빼서 안고 토닥거렸더니 나도 아이도 진정되었습니다. 이후에 그 특정 터널만 지나면 그때의 마음이 되살아나는 듯했습니다.

 

또한 터널도 터널 나름인 것이 출구를 통해 빛이 비치는 터널은 공포감이 일어나지 않고 터널이 길어서 출구가 보이지 않을 때는 공포감이 밀려오거나 밀려오려고 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터널에서의 폐소공포증은 거의 없습니다.

 

◆ 자동차 자동세차장에서

 

임신으로 제법 배가 나왔을 때입니다. 임신하면 심리 상태가 다소 불안정해지기도 하는데 저는 유산을 몇 번 하고 첫 아이를 밴 터라 무사히 낳을 때까지 노심초사하는 마음이 약간은 있는 심리 상태였습니다.

 

자동 세차를 할 때의 갇힌 그 느낌이 싫었지만 차가 워낙 지저분해서 용기를 내어 자동 세차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입구에 들어가기도 전에 갇힌 공간에 들어간다는 공포감이 몰려왔습니다. 안 하고 싶다는 강한 생각이 떠오르면서 입구 바로 앞에서 못하겠다고 하면 관리자가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이런 생각도 들면서 어영부영 세차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숨을 못 쉬겠고 너무 갑갑했습니다. 입고 있던 외투를 막 벗어던지고 심호흡을 크게 하면서 '괜찮아, 괜찮아' 했습니다. 배 속에 있는 아이에게 너무 미안했습니다.

 

아이도 엄마의 감정을 그대로 느낀다고 했는데 말이죠. 지금은 아이들과 같이 자동 세차를 하면서 막 소리 지르면서 '신난다~, 멋있다~' 하면서 즐기면서 하고 있습니다.

 

혼자 할 때는 힘이 나는 노래를 크게 틀어놓고 하기도 하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되뇌면서 마음을 다잡고 잘하고 있습니다.

 

◆ 차 뒷좌석에서

 

저는 제가 운전을 하면, 즉 제가 제 손으로 작동을 시키거나, 제어하거나, 조정을 할 수 있으면 안심이 되고 공포증이 없습니다.

 

그런데 조수석이나 특히, 뒷좌석에 앉을 때 갑갑한 마음이 일어나는 편입니다. 한 번은 남편이 운전하고 조수석에 시어머니가 앉으시고 저는 뒷좌석에 앉았는데 갑자기 답답하고 차에서 내리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차선도 1차선이고 갓길이 아니어서 마음이 더 불편했습니다. 갓길이었으면 좀 더 나았을 수도 있습니다. 곧 진정되었지만, 이것 또한 심리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것 같습니다.

 

내 맘을 몰라주는 남편에 대한 벽과 잘해주시는 좋은 시어머니지만 시어머니라는 벽이 갑자기 작용한 듯합니다.

 

◆ 멈춘 엘리베이터에서

 

가족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오고 있었습니다. 1층에 도착을 했는데 문이 열리지 않았습니다. 헉, 갇혔다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속으로 '어떡하지'를 연달아 외쳤습니다.

 

어린아이들도 엄마의 당황한 표정을 보며 이상해하면서도 불안해하려 했습니다. 저는 번뜩 정신을 차리고 '내가 아이들 앞에서 이러면 안 되지'라는 생각으로 아이들에게 금방 와서 고쳐주신다고 안심을 시키고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문만 안 열렸지 지하도 없는 1층이었고 엘리베이터 문에 밖을 볼 수 있는 투명 창이 조그맣게 있어서 그래도 안전한 상황이었습니다. 갇혔다는 공포감은 순식간에 몰려오더군요.

 

이 일 이후에 엘리베이터 문이 조금만 늦게 열린다거나 살짝 덜컹거리면 지레 겁을 먹곤 했습니다. 지금은 엘리베이터를 탈 때 휴대폰 내용에 깊이 빠져있거나 딴생각으로 불안할 새가 없습니다.

 

◆ 피부관리실에서 팩 하다가

 

얼굴에 팩을 하고 기다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방독면처럼 갑갑함이 느껴지거든요. 그래도 아주 안 좋지는 않아서 산후조리원에서 공짜로 팩을 해주는 이벤트가 있어서 피부 관리 서비스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팩이 엄청 두껍고 숨구멍만 빼놓고 얼굴 전체를 뒤덮는 팩이었습니다. 참으려고 했는데 누워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숨을 못 쉴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분명 코와 입은 뚫려 있었는데도요.

 

참다못한 저는 팩을 뜯어 버렸습니다. 엄청 정성 들여, 여러 과정을 거쳐서 해주셨는데 피부관리사 분께서 역정을 내셨습니다. 그럴 만도 하지요.

 

지금 생각해 보면 마음이 조금 안 좋았을 때 저의 사정을 간곡히 이야기하고 양해를 구하거나, 일어나서 앉아만 있어도 괜찮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지금도 팩은 거의 안 합니다.

 

◆ 치과에서 임플란트 수술 중에

 

방독면의 아픔이 있으므로 얼굴에 무엇인가 둘러쓰고 덮는 것을 싫어합니다. 갑갑합니다. 아이들이 가방 같은 것을 둘러쓰고 노는 것만 봐도 갑갑하고 아이들을 과하게 혼을 내기도 했습니다.

 

저는 치과에서 치료 시에 덮는 천을 좋아하진 않지만 참을만했습니다. 한 번은 임플란트 수술을 받기 위해 치과 의자에 누웠는데 얼굴부터 배까지 덮는 큰 천을 덮으면서 손을 얼굴 쪽에 대지 말라고 했습니다.

 

손을 얼굴에 대지 못한다고 생각하니 더 만지고 싶고 갑자기 머리카락도 쓸어내리고 싶어 졌습니다. 큰 천은 엄청 갑갑하게 느껴졌고 폐소공포증의 그 공포감이 밀려왔습니다.

 

매번 드는 생각인 '아,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일단 간호사에게 폐소공포증이 있음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한 번씩 천을 살짝 들어 올려 주기로 하고 수술을 잘 받았습니다.

 

일단은 관계자에게 알리면 마음이 편해집니다. 공감을 받는 것만으로도 일단은 안심이 되거든요.

 

◆ 미용실에서 세팅파마 기계 연결하고

 

미용실에서조차 폐소공포증을 느낄 줄이야 미처 몰랐습니다. 파마를 하는 과정에 세팅 기계에 머리를 연결하고 몇십 분간 매달고 있어야 하는 시간이 있습니다.

 

갑자기 내가 움직일 수 없다는 즉, 화장실 가고 싶어도 못 가고, 걸어 다닐 수 없다는 생각이 들면서 누군가에게 제재를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딱히 그 순간 화장실이 가고 싶다거나 걸어 다닐 상황도 아니었는데 말이죠.

 

매달고 있는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강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심호흡을 크게 하고 마음을 진정시켰습니다. 움직일 수 없다는 생각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른 생각을 떠올리려 노력하며 위기를 넘겼습니다. 

 

◆ 안방에 누워있다가

 

방 침대에 누워있는데 갑자기 방 안에 있는 것이 갑갑하게 느껴졌습니다. 평소에는 방이 넓은 공간으로 인식되던 것이 좁게 느껴지면서 갇혀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벗어나고 싶다고 여겨졌습니다.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라 그냥 누워 있었지만 전에는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경험이었습니다.

 

◆ 마트에서 갑자기

이 일은 폐소공포증과 다른 공황장애였던 것 같습니다. 동네 마트 입구에서 갑자기 심장이 빨리 뛰고 두근거렸습니다. 마치 이러다 심장 마비가 오는 건 아닐까 하는 마음이 들면서 무서웠습니다.

 

그래도 마트 안에는 사람이 많으니까 내가 쓰러져도 도와줄 사람이 많으니 괜찮을 거라는 생각으로 마음은 불안하면서도 몸은 물건을 고르고 있었습니다.

 

심장이 두근거려서 이러다 쓰러지겠다 싶었는데 시간이 지나도 쓰러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계속 장을 봤는데요. 조금 지나니까 가슴도 괜찮아졌습니다. 돌아보니 공황장애였던 것 같습니다. 이런 경험은 딱 한 번이었습니다.

 

 

나의 공황장애 원인(계기)

저는 오래전 여군으로 복무를 했습니다. 그때 장교양성과정 훈련 중에 화생방 훈련이 있었습니다.

 

저는 뒤늦게 안 사실이지만 감기가 한번 걸리면 기침이 잘 낫지 않는 천식이 있었습니다. 천식은 알레르기 질병으로 어떤 화학물질이나 외부 반응에 호흡기가 민감하게 반응하여 기도가 붓기도 하고 좁아지기도 합니다.

 

이 사실을 몰랐던 저는 최루 가스로 가득한 화생방 훈련방에서 엄청난 고통을 겪었습니다. 숨을 쉴 수 없다는 느낌을 몇 분간 느끼면서 그야말로 고통스러웠습니다.

 

같이 훈련받는 동기들도 나와 같은 고통을 느꼈다고 생각했으나 지금에서야 돌아보면 눈물, 콧물은 같이 흘렸으나 그 고통은 달랐으리라 생각합니다.

 

 

그 숨쉬기 힘들었던 훈련을 마치고 밤마다 악몽을 꾸게 되었고 그 뒤로 방독면을 쓰면 그 숨 못 쉬던 상태가 상기되면서 힘들어졌습니다.

 

화생방 훈련방 같은 꽉 막힌 공간에 있는 것이 힘들고, 내가 나가고 싶을 때 나가지 못하는 상황(처지)에 직면하면 공포감이 몰려왔습니다. 이렇게 저는 죽을 뻔?한 경험을 하면서 폐소공포증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도 저마다의 계기가 있으실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많습니다. 우선 우리의 마인드부터 다잡아 봅시다. 아래와 같이요.

 

 

극복 마인드

앞으로 이런 마음으로 공황장애와 동행하렵니다

많은 장소에서 여러 경험을 했습니다. 저와 비슷한 상황을 겪으신 분도 계실 테고, 왜 이런 상황에 공포감을 느낀다는 것인지 의아하신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같은 공황장애, 같은 폐소공포증이라도 느끼는 상황, 증상, 정도가 다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를 이해해 주시면 감사드리고요. 혹 비슷한 상황이어서 위로가 된다면 이것 또한 정말 감사드립니다. 

 

 

 

저는 현재 여러 요소에서 폐소공포증을 극복했습니다. 10년 전 제주도 여행에서 다시는 비행기를 타지 않으리라 다짐했던 것을 깨고 최근에 제주도를 다녀오며 비행기를 탔습니다.

 

이번에는 생애 처음으로 공황장애 약을 타고서, 먹고서 타봤습니다. 10년 전 그때보다는 훨씬 편안한 마음으로(그래도 약간은 불안했지만요) 비행기를 탔습니다.

 

공황장애 환자가 제일 힘들어하는 비행기 탑승을 이 정도로 이겨내었고, 임플란트 수술 때 덮는 큰 천이 머릿속에 무겁게 떠오르지만 이 정도로 극복된 것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제가 이 정도로 극복이 된 것은 어떤 이유일까 생각해 봅니다. 어떤 사람이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공황장애는 죽을 것 같은 병이고 우울증은 죽고 싶은 병이라고요.

 

참으로 공감합니다. 공황장애는 죽을까 봐 불안한 것입니다. 숨 막혀서 죽을 것 같고 갑갑해서 뛰쳐나가고 싶고. 공황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첫걸음은 자신을 믿고, 몰려오는 두려움이 허상인 것을 알아차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공포감이 가짜라고 생각하고 입으로 말로 뱉어 보십시오. 이 가짜는 물러가라고 외쳐 보십시오.

 

 

어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한 말이 생각납니다. 공황 발작이 오면, 그 상황은 100% 안전하고, 죽을 것 같지만 죽지 않는다는 믿음을 가지라고요. 이 말을 가슴 깊이 새기며 공황 발작이 오거나, 폐소공포증이 몰려올 때 '그래 와라, 내가 반겨줄게' 하는 마음으로 깊게 심호흡하며 맞아줄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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