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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황장애가 있는 사람의 대부분은 비행기 타는 것이 큰 과제이고, 큰 도전이고, 제일 힘든 마지막 관문이라고 합니다. 물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요.

 

저 또한 10년 전 비행기 안에서 벌벌 떨며 제발 두 발이 땅에 닿아있으면 좋겠다고 절실히 느꼈던 그때, 내 생애에 다시는 비행기 타는 일은 없다고 속으로 절절히 외쳤습니다. 그러나 10년 만에 비행기를 무사히? 탔습니다.

 

목차

1. 내가 다시는 비행기 타나 봐라

2. 와 내가 비행기를 다시 타다니~!

3. 여러분도 용기를 내세요

 

공황장애 비행기 탑승

 

 

내 생애 다시는 없을 비행기 탑승, 불가능할 것 같았던 일이 가능했고 앞으로도 더 가능해질 것 같은 느낌입니다. 비행기 타는 것이 공포로 여겨지시는 분들, 너무 고민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글로 조금이나마 위로받고 도움받아 가시길 바랍니다.

 

내가 다시는 비행기 타나 봐라

저의 이야기 시작에 앞서 바로 비행기 공포증 이겨내는 데 도움 되는 글을 보시려면 아래 글을 참고해 주세요.

 

 

 

저는 공황장애가 약간 있습니다. 폐소공포증으로 있는데요. 약은 특별히 먹지 않고 특별한 상황만 잘 이겨내면 되는 정도입니다. 제가 비행기를 타고 엄청 공포를 느꼈던 10년 전쯤에는 지금보다는 공황장애가 더 심했던 것 같습니다.

 

일단 군대 장교로 복무하다가 전역하고 직장이 없었고, 공무원 공부를 했는데 성적이 안 나와서 포기했습니다.

 

아기는 유산된 후로 몇 년간 안 생기고, 경제적으로도 어려운 상황이었고, 성격도 내성적이라 시부모님과 같이 1년여 살면서 스스로 위축돼 있었습니다. 이런 여러 조건들이 합쳐지면서 공황장애가 심해졌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지내다가 10년 전 남편과 제주도 여행을 가기로 해서 비행기를 타게 되었습니다. 그전에도 비행기 타는 것을 썩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김포에서 울산까지 제법 타고 다녔는데 이번 비행기 탑승은 그야말로 공포였습니다.

 

비행기 탑승이 끝나고 이륙을 준비하는데 인제 내릴 수 없다는 생각에 너무 내리고 싶었습니다. 아시는 분은 이 기분 아실 겁니다. 하늘에 떠 있을 때도 덜덜 떨며 안절부절 어쩔 줄 몰라했습니다.

 

이 비행기가 안전할까? 신뢰가 가지 않고 안전하다는 믿음이 가지 않았습니다. 스튜어디스 표정을 봤습니다. 아무렇지 않은 표정에도 안심이 되지 않았습니다. 오로지 아는 사람인 남편 손만 붙들고 어떡하지 어떡하지 속으로 되뇌었습니다. 제주 공항에 도착했을 때 살았다는 그 안도감은 엄청났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남편이 나의 공황장애를 온전히 이해해 주고 옆에서 괜찮다고 다독여 줬더라면 좀 더 나았을 것 같습니다. 남편은 저와는 반대로 이런 공포증과는 거리가 멀어서 저의 상황을 이해하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가까이 있는 누군가의 온전히 이해한다는 따뜻한 위로가 큰 힘이 될 수 있는데 말이죠. 남편을 탓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이 제주도행 비행기 탑승으로 다짐했습니다. '내 남은 생애 비행기 타는 일은 없다', '해외여행 안 가도, 다른 나라 구경 못해도 좋다'라고요.

 

비행기 사진

 

 

와 내가 비행기를 다시 타다니~!

10년이 지난 지금 아들이 두 명 생겼습니다. 아이들과 같이 제주도를 가고 싶다는 남편의 말에 나의 심장은 고동을 쳤습니다.

 

'어떡하지, 어떡하지, 나 비행기 못 타는데...' 이런 마음이 들면서 여행이 달갑게 여겨지지 않고 고민만 되었습니다. 점점 날이 가까워지자 두려움도 커져만 갔고 이번 여행이 뭔가 해결해야 하는, 처리해야만 하는 과업으로 여겨졌습니다.

 

지인이 공황장애 약을 먹으면 비행기 타는 게 아무렇지도 않다고 해서 나도 용기를 냈습니다. 미루다가 여행 직전에 동네 정신의학과를 알아보니 거의 예약이 차서 겨우 시간을 얻었습니다. 처지를 간단히 설명해 드리고 간단한 설문을 했습니다.

 

그리고 처음이라 센 약을 줄 수 없어서 약한 약을 주신다고 하셨고 콩보다 작은 알약을 한 알씩 처방해 주셨습니다. 이렇게 작은 알갱이가 큰 역할을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복용 방법은 비행기 탑승 1시간 전에 한 알을 먹고, 비행기 타고나서도 안 좋으면 한 알을 더 먹으라고 했습니다. 약 복용 후 1시간 후가 효과가 극대화된다고 합니다. 내리고 나서도 안 좋으면 한 알을 더 먹으라고 했습니다.

 

약을 가방에 가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내심 위안이 되었습니다. 여차하면 난 약의 도움을 받으면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드디어 공항으로 향했고 1시간 전에 약을 복용했습니다. 그런데 비행기가 지연되어 시간이 흘렀습니다. 약을 먹고 나서 내 몸과 마음에 특별한 반응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뭔가 다를 거라는 기대를 했거든요. 마음이 차분해진다고 들었는데 딱히 그런 느낌도 들지 않았습니다. 어쨌든 효과는 있겠지 싶어 괜찮을 거라는 자기 암시를 하며 비행기 탑승을 했습니다.

 

비행기가 이륙하기 위해 움직일 때 가슴이 살짝 뛰는 것이 느껴져 한 알을 더 먹었습니다. 드디어 이륙, 대형 비행기에 수학여행 가는 학생들로 가득했습니다. 이륙하자 학생들이 환호합니다. 저렇게 나도 즐기자 하며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비행기 사진

 

 

그래도 약간은 두근거렸습니다. 무사히 이륙하고 안정권에 들자 내 마음도 한결 안정되었습니다. 괜찮아 괜찮아를 되뇌며 창밖으로 구경도 했습니다. 참 무섭지만 신통방통하게 신기한 비행기입니다. 어쩜 이리 일찍 도착하는지요.

 

이제 착륙만이 남았습니다. 착륙 시 비행기가 하강할 때 조금씩 뚝, 뚝 떨어지는 그 느낌을 느끼며 무사하기만을 바랬습니다. 하루에 몇십 차례, 아니 몇백 차례 비행을 할 텐데 이 비행기의 안전함을 믿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드디어 제주 도착. 스스로 굉장한 미션을 수행한 것 같아 뿌듯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난 10년 전보다 훨씬 덜 무서웠습니다. 조금은 긴장은 되었지만요.

 

탈 만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옛날의 공포감을 극복했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10년 만에 비행기를 다시 타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도 용기를 내세요

사실 이번에 10년 만에 비행기를 타면서 아무렇지도 않지는 않았기에 완전한 성공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옛날보다는 한결 나았습니다.

 

매스컴을 보면 연예인을 포함해 많은 이들이 비행기 안에서의 공포감을 느끼며 공황장애를 인지하기도 하고 공황장애로 인해 몇십 년째 비행기를 못 타고 있는 경우도 봅니다.

 

이 비행 공포감을 이겨내는 데 도움 된 저만의 아주 사소한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아래 글을 클릭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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