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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군 면접에 필요한 것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너무나 뻔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입니다. 뻔하다고 낚였다고 생각지 마시고 끝까지 읽어 보시고 도움받아 가시기를 바랍니다.

 

저는 5년간 여군 장교로 복무하고 전역했습니다. 20년 전 여군 면접 본 것을 회상하며 적었습니다. 아주 오래전 일이지만 면접에 임하는 마음은 지금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글은 지극히 저의 주관대로 썼다는 점 말씀드리며, 아무쪼록 여군 면접에 임하시는 여러분께 도움 되기를 바랍니다.

 

 

◆ 여군 면접에 꼭 필요한 이것

여군 면접 때 꼭 필요한 것은 바로 자신감이다. 아니 정확히 표현하자면 자신감 충만한 모습 또는 기운이라고 생각한다. 너무 당연한 말을 하고 있나? 당연하지만 중요한 면이 있다. 자신 있는 척하는 것과 자신감으로 충만한 것은 엄연히 다르다. 즉, 아무리 자신 있는 척하려고 해도 그게 척만 되지 자신감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면 자신을 자신감이 있는 사람으로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랫글에 나의 여군 면접시험 본 내용을 참고해서 그 해답을 얻기를 바란다.

 

나의 여군 면접 때를 돌아보니 나답지 않게 자신감으로 충만했다. 소심했지만 면접까지 가게 된 것이 기뻤는지 나 말고 누가 되냐는 밑도 끝도 없는 자신감이 있었다. 어디서 샘솟았는지 모르겠다.

 

▶ 나의 여군 면접 경험담

1차 서류 심사, 2차 체력 측정 통과하고 마지막 3차 면접만 남아있었다. 계룡대 육군본부에서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단정하고 깔끔한 스타일의 치마 정장을 차려입고 단화를 신고 머리를 단정히 하고 갔었다. 대기하는 동안 엄청나게 떨렸다. 이것만 통과하면 나 여군 되는 거야? 덜덜덜~

 

면접은 총 2차까지 있었고 1차 면접에서도 두 곳으로 나뉘었다. 첫 번째 면접관들이 있는 곳으로 나를 포함해 몇 명이 가서 섰다. 간단한 워킹을 하게 했고 차렷 자세를 해보라고 했다. 아마 정상적인 걸음걸이와 다리가 휜 정도를 확인하는 것 같았다. 다리가 너무 안 붙어도 안 된다는 것을 인지는 하고 있었다. 나의 다리 휜 정도가 통과인 걸 보면 심한 경우만 문제가 되나 싶다. 뭐 어정쩡하니 제대로 걸었는지 기억도 안 난다. 지금 생각하니 모델도 아니고 워킹이라니.

 

이후 이곳에서는 전반적인 여군 지원 공통 항목을 물어보셨다. 첫 번째 질문이다. 여군에 지원하게 된 동기가 무엇인가? 나는 나의 가치관 운운하며 정의로운 사람임을 강조하며 말했다. 즉석에서 지어낸 것이 아닌 평소 나의 생각이었다. 언변이 뛰어나진 않지만, 나의 소신 있는 말투와 진심은 전해졌던 것 같다. 말하는 동안 그렇게 떨리지 않았다. 내 생각을 그대로 전했기 때문이리라.

 

 

 

두 번째 질문이다. IMF(그 시절이 IMF 시절이었다)로 월급을 다 못 받으면 어떻게 하겠나? 월급을 적게 받거나 못 받아도 조직을 살리는 데 집중해서 조직도 살고 나도 살겠다는 지극히 모범 답안을 당차게 얘기했다. 별로 떨리지 않았다. 점점 재밌어졌다. IMF 시기라고 여군 면접에서 IMF 질문이 나올 줄이야. 이런 것을 보면 현시대의 흐름, 문제점, 사회 이슈 등에 대해 이해하고 자기만의 생각을 가지고 있어야 할 것 같다.

두 번째 면접관이 있는 곳으로 갔다. 여기는 뒤늦게 안 사실이지만 병과별로 나뉘어서 면접을 본 것이었다. 나는 전산 병과를 지원했고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은행 전산실에서 계약직으로 근무했었다. 면접관은 역시나 은행에 근무한 것이 눈에 들어왔는지 나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군대 전산'과 '은행 전산'은 뭐가 다르다고 생각하나. 이렇게 어려운 질문을 받았는데 나는 샬라샬라~~ 답했다. 하물며 그렇게 답한 자신이 대견스럽기까지 했다. 어떻게 내 머릿속에서 그런 생각이. 나는 어려운 질문에 정답을 말하려 한 것이 아니라 '뭐가 다르다고 생각하나'에 대한 내 생각에 집중하고 답변을 한 것이다. 면접관도 고개를 끄덕이면서(지금까지 그렇게 믿고 있다) 호응하는 듯했다. 솔직히 면접관도 은행 전산을 모른다. 겪어보지 않았기에. 그래서 자기 생각을 조리 있게 당당하게 말하면 되는 것이다. 면접을 할수록 자신감이 올라갔다.

2차 면접을 하러 갔다. 여기는 조그만 방이었고 세 명씩 짝을 맞춰 앉았다(1차 면접 때는 모두 서서 했었다). 가운데 대령 여군이 앉아 계셨고 그 양옆으로 두 분의 여군이 계셨다. 최종 관문임이 느껴졌다. 여기서는 뭐를 물어보셨는지에 대한 기억은 나지 않는다. 다만 나는 자신감이 넘쳐서인지, 아니면 다시 떨려서인지 몸을 좌우로 흔들기까지 해서 대령 면접관이 왜 몸을 흔드냐고까지 하셨다. 자신감이 넘치고 넘쳐 안일하기까지 한 거였나? 얼른 자세를 고치고 당당히 답변하고 나왔다.

 

▶ 면접을 돌아보며

 

나는 내 할 말을 다 했고 면접 보는 내내 즐기면서 했다는 생각이 들어 만족스러웠다. 지극히 소심한 나인데 어디서 그런 자신감과 그걸로 인한 당당함이 왔을까. 면접 당일에 자신감을 가지자, 화이팅 이런다고 없던 자신감이 생기지는 않을 것이다.

 

이 글을 쓰면서 어디서 온 자신감인지 되돌아본다. 아마도 지극히 열망해서 일 것이다. 여군 지원에 늦은 나이였고 다니던 회사에 큰 비전이 없었고 나의 청춘을 한 번은 불태우고 싶은 열망. 그것에 기대하지 않았던 1차 서류 통과로 내 마음속에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 세포들이 불어나기 시작했던 것 같다. 내가 되겠어? 설마 하는 마음을 계속 가진다면 이 자신감 세포들은 생기지 않을 것이다. 취직도 안 되는데 혹시 모르니까 여군 한 번 지원해 볼까 하고 면접 당일에 자신감 있는 척을 하고 있다면 면접관은 바로 알아차릴 것이다. 자신감이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 있는 척을 한다는 것을.

 

 

돌아보니 그 후로 살아오면서 자신 있는 척한 적이 많았음을 깨닫는다. 이 글을 쓰면서 나의 면접은 '척'이 아니어서 당당하고 멋있었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다. '척'이 아닐 수 있었던 건 그만큼 여군이 되기를 갈망한 진정성 때문이 아닐까 싶다. 남은 인생도 진정성 있게 나아가자고 다짐해 본다.

여군이 되려는 당신께, 진정으로 원한다면 그 자신감 세포들을 늘려나가기를 바란다. 화이팅!